“밤잠 안자며 응원 했는데…일본은 반드시 이겨달라”


8일 새벽 서울 대학로 카페 ‘벙커1’. 100명이 넘는 사람이 런던올림픽 축구 준결승전 한국과의 브라질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 사람들은 오전 1시부터 시작된 일본과 멕시코의 경기부터 모여들기 시작해 한국 경기가 시작될 때는 카페 내부가 꽉 찰 정도였다. 사람들은 일본의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환호하는가 하면 한국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회사원 김모(37) 씨는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결승전에 올라와서 당연히 결승에 진출할 한국과 한일전을 했으면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시작되자 응원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한민국”과 같은 단체구호는 없었지만, 선수들 움직임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함성을 질렀다. 전반 12, 17분 한국 측의 찬스가 있자 사람들은 흥분과 기대감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골로 연결이 안 되자 연신 아쉬운 탄성이 터졌다.

이후 전반에 먼저 실점을 하자 분위기기 가라앉았으나 “우리는 원래 한골 먹고 시작하는 거야”라는 말이 들리자 장내에 모인 사람들이 박장대소하며 다시 분위기가 살아났다. 후반전 들어 실점이 이어지자 말소리를 내는 사람도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후 패배가 확정되자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선수들을 위로했지만 아쉬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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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29) 씨는 “잠을 포기하고 사람들과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고 싶어서 이곳에 왔다”며 “비록 경기에서 지긴했지만 최초로 4강까지 올라갔고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지모(22ㆍ여) 씨는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경기를 즐기려고 했지만 막상 3:0으로 끝나버리니까 조금은 아쉽고 허무하기도 하다”며 “3, 4위 결정전에서 한국 선수들이 일본을 꼭 이겨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7일 저녁부터 호프집 입구에 ‘이기면 맥주 한 잔 무료’ 등 광고전단을 붙여 놓고 손님들을 끌었던 신림역과 서울대 인근 녹두거리. 열대야로 실내에서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호프집에서 만난 김모(23) 씨는 “원래 축구를 좋아한다. 4강에 들었는데 일본 경기 보고 나서 바로 브라질전도 응원하기 위해 친구들과 모였다. 날도 덥고 치맥하면서 밤샐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기가 시작되면서 이들의 응원은 점차 열기를 더해 갔다.

경기도 일산 라페스타 먹자골목도 축구 응원열기로 열대야를 잊고 있었다. 새벽 3시를 지난 시간에도 한 호프집에는 약 70여명의 손님이 모여 응원에 빠져있었다. 경기 시작 전 한국 선수들의 소개가 있자 사람들의 환호성에 가게는 떠나갈 듯했다. 다들 경기 결과를 예상하며 한껏 들뜬 분위기였으나, 경기가 끝나서는 다들 맥이 빠졌다. 경기를 끝까지 지켜 본 이모(21) 씨는 “축구 명가 브라질을 맞아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우선 박수를 보낸다. 한일전은 절대로 양보 못한다”며 한국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와 일본과의 대결에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서울 강남구 신천동 주점에서 대학 친구들 20여명이 모여 경기를 지켜봤던 대학생 김모(22ㆍ여) 씨는 “브라질에 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3, 4위전에서 맞붙게 된 일본을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대입구역 롯데시네마에서 경기를 보고 집으로 귀가하던 박모(18ㆍ고2) 양도 “우리나라 대표팀의 골결정력이 떨어져서 아쉽다. 브라질 대표팀의 돌파능력에 감탄했다”면서 “한일전은 더 많은 사람이 볼 텐데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뛰어서 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