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아라 사태...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있다?




이번 분석은 대중이 생각하거나 혹은 해석하는 층위보다 넓은 층위의 비평의 글이 아닐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이번 티아라 사태를 바라보면서 이를 철학 혹은 심리학이라는 프리즘으로 조망하는 층위의 글일 따름임을 밝히고 싶다.

굳이 거창하게 복잡한 철학으로 심층 분석하지 않더라도, '인과론'은 한자문화권에 속해있는 동북아시아권에 속한 이라면 제목만 떡 하니 들어도 남녀노소 누구나 파악 가능한 심플한 철학 개념이다. '인'과 '과'라는 한자만 뜯어보면 어떤 '결과'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원인'이 있다는 개념이니 말이다. 모든 '결과'에는 다 그 결과가 일어나게 된 '원인'이 있다는 것이 인과론의 핵심 개념이다.

지난 월요일 오후 1시, 코어콘텐츠미디어 김광수 대표의 중대 발표가 있었다. 티아라의 멤버 화영을 계약 해지하겠다는 발표였다. 이에 화영이 트위터를 통해 '진실 없는 사실들'이라는 트윗으로 응수하자 코어콘텐츠미디어 측은 기다렸다는 듯 KBS 2TV <뮤직뱅크> 생방송 펑크 등 화영의 돌출행동을 공개해버렸다. 화영이 이러한 돌출행동을 일삼았기에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는 '반박 성명문'처럼 말이다.

이를 인과론으로 보자. 인과론으로 보면 코어콘텐츠의 추가 폭로라는 '결과'가 있기까지에는 화영의 '돌출 행동'이라는 원인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측면의 원인과 결과로 살펴보자. 코어콘텐츠의 논리대로라면 피해자는 스태프들이지만 가해자는 화영이다. 스태프들에게 온갖 추태를 끼쳐서 이들 스태프들이 울면서 하소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원인 제공자가 화영이라는 말이다.

인과론으로 살펴보면 화영의 돌출 행동이나 톱스타 행세는 주위 스태프들을 힘들게 만든 '원인'이었다. 이에 코어콘텐츠미디어가 티아라 멤버의 규합을 위해, 스태프들과의 원만한 협업을 위해 화영과의 계약을 오늘 부로 해지한다는 건 '결과'에 해당한다.

'화영 왕따설' 진실 빠진 코어콘텐츠의 발표, 의혹 부추겼다

그런데 코어콘텐츠의 발표에는 하나 빠진 부분이 있다. '화영 왕따설'에 대한 진실이다. 대중은 화영 왕따설에 대한 해명을 월요일 이전부터 갈구해 왔었다. 코어콘텐츠의 발표에는 화영 왕따설에 대한 해명이 배제되어 있었다. 월요일의 코어콘텐츠의 발표에는 분명 가해자와 피해자의 인과 관계가 섞여있다. 그런데 이 인과론은 '스태프'와 '화영'에 관한 인과론이지 '티아라 기존 멤버'와 '화영'과의 인과 관계는 빠진 발표인 셈이다.

화영과 스태프의 관계를 코어콘텐츠의 논리대로 살펴보면 화영은 가해자요 스태프는 화영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다. 이 인과관계를 티아라와 화영의 관계로 도식화하면 가해자는 티아라요 피해자는 화영이다. 티아라의 화영의 관계를 왕따와 가해자로 유추할 수 있는 근거는 티아라 멤버들의 SNS가 아니었음 영영 불가능했을 테다. 그나마 SNS가 있었기에 화영이 멤버들에게 왕따를 당했다는 정황을 대중은 알아챌 수 있었다.




하지만 코어콘텐츠미디어의 발표에는 화영을 향한 티아라 기존 멤버들이 왕따를 시킨 것에 관한 해명이 전무했다. 가해자-피해자의 도식을 스태프 대 화영의 도식으로만 만들었지 티아라 기존 멤버 대 화영의 도식 관계는 쏙 빼놓았다.

왜일까? 티아라 기존 멤버 대 화영의 관계를 코어콘텐츠가 밝힌다면 코어콘텐츠에서 방출되는 화영은 '피해자'가 되고 남아있는 멤버는 도리어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인과 관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그저 왕따를 제공하게 만든 원인이 화영이라는 점만 강조하고 싶었던 심산이다.

하지만 화영에게만 가해자 논리를 뒤집어씌우겠다는 코어콘텐츠의 논리를 인과론으로 본다면, 왕따를 당하는 데에는 다 당하는 이유가 있어서라는 것을 암묵적으로 시사하는 점에 있어 위험성이 있다. 화영에게 가한 왕따의 수준이 멤버들만 알고 스태프들만 아는 수준이었다면 대중이 이처럼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물진 않았을 것이다. "아, 화영이 티아라를 떠나는구나" 하는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그런데 화영이 SNS에서 집단 따돌림 당하고, 언팔로우 당하면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멤버들이 화영을 따돌렸다는 것이 SNS를 통해 만천하에 알려졌음에도 화영과 티아라 멤버들과의 관계를 묵과한 채 방출한다는 건, 왕따의 가해자인 티아라를 소속사가 방조한다는 것으로 대중은 간주하기 때문이다.

설사, 만에 하나 화영이 스태프들에게 민폐를 끼친 '가해자'가 맞다 하더라도 티아라의 왕따설을 해명하지 않는다는 건 화영이 피해자가 되고 티아라는 왕따의 가해자가 된다는 논리를 코어콘텐츠미디어가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가 있으면 이를 초래한 '가해자'가 있다는 인과론의 논리를 스태프와 화영의 사례엔 적용시키지만, 티아라 멤버와 화영과의 관계에서는 이 인과론을 은근슬쩍 배제하는 코어콘텐츠의 이중적 논리에 대중은 심기가 불편한 것이다.



하나 더, 이전 글에서 코어콘텐츠미디어 측이 간과했던 측면이 '언더독 효과'라는 걸, 대중은 약자에게 손을 들어준다는 사회과학적 관점으로 짚었지만 이번에는 심리학적 측면으로 한 번 더 살펴보겠다. 바로 스노우볼 이펙트 즉, '눈덩이 효과'를 코어콘텐츠는 간과했다.

화영 왕따설이라는 의혹을 잠재울 의향이 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화영과 기존 멤버에 대한 해명이 있었어야 하건만 코어콘텐츠는 이를 묵과한다. 이는 대중의 의혹을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게 되리란 걸 미처 생각지 못한 게다.

티아라 멤버의 SNS라는 팩트에 '의혹'이 겹칠 때 눈덩이처럼 불어난 여파가 티아라를 덮칠 줄 미리 알았더라면 '눈덩이 효과'가 나타나기 이전에 대중의 의혹이 불어날 여지를 마련하지 않았어야 옳다. 하지만 코어콘텐츠미디어는 대중의 의혹이 미칠 여파를 무시하고 행동했다가 '눈덩이 효과'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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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 효과'의 무서움을 코너콘텐츠 측이 간파했더라면 대중이 정말로 궁금하게 여기는 의혹을 풀기 위해 노력했을 테지만, 장광설의 글이 의혹 해명은커녕 의혹을 부풀리는 눈덩이를 굴리고 말았다는 걸 코어콘텐츠는 지금에라도 인식해야 한다. 티아라를 향한 비난의 눈덩이가 너무나도 비대해지기 전에 '눈덩이 효과'를 지금에라도 막을 적극적인 해명 작업이 필요할 듯 싶다. 그 해명은 코어콘텐츠미디어는 그토록 밝히고 싶어하지는 않았지만 대중의 의혹이 서려 있는 티아라와 화영의 관계에 대한 진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