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北 선수, 金 소감 물을 필요 없어"




 "이제는 따로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다".

올림픽 초반 북한의 돌풍에 놀랐던 외신들이 북한 선수들의 일관된 수상 소감에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일 "외신들이 김정은을 칭송하는 북한 선수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연속된 금메달 행진은 놀랍지만 선수들의 소감이 일관되게 김정은 최고 지도자를 언급하고 있는 데 대한 거부감이었다.

중국 신화통신의 신졘창 기자는 "모두 최고 지도자의 따스한 보살핌 때문이라는 말만 한다"며 목소리만 다르지 한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남은 올림픽 기간 동안 금메달을 목에 거는 북한 선수가 더 나와도 놀라지 않겠지만 오히려 북한의 메달 수상자의 소감에 최고 지도자가 언급되지 않는다면 더욱 놀라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4번째 금메달을 북한에 안긴 림정심은 물론 안금애와 엄윤철, 김은국 등 북한의 메달리스트들은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를 기쁘게 했다. 김정은 동지의 사랑과 배려가 금메달의 비결"이라고 일관된 소감을 내놓은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4번 연속 같은 답이 나오니 북한 선수의 발언이 한국어로 통역되기도 전에 '김정은'이라는 말을 알아 듣고 실소를 금치 못하는 외국 기자의 모습도 보였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 기자는 어떤 질문을 해도 북한 선수의 답변은 항상 같아서 더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외신 기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나지브 나라얀 북한 담당 조사관은 자유아시아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이러한 '김정은 언급' 발언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국제사회에 달라진 북한을 보여줄 기회였지만 금메달 수상자들이 자유롭게 스스로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고 정치적 발언만 반복하면서 세계와 더욱 멀어지고 고립되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