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 스공격으로 나경원 이기면 온라인카지노 얘기하려…”



추적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인터넷 카지노업자의 ‘디도스 베팅’…‘신의 영역’ 믿었나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접속장애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최구식 국회의원의 수행비서 공현민(27)씨, 그의 고향친구인 강아무개(25)씨 등이 온라인 카지노 합법화를 기대하며 선관위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했고, 국회의장 의전비서 김태경(31)씨가 그 대가로 1천만원을 건넸다는 내용이었다.
공씨는 검·경 수사과정에서 “선거 전날, 즉흥적으로 나 혼자 결정한 일”이라고 진술해왔다. 그러나 1만여쪽의 검·경 수사자료에는 ‘윗선’과 ‘배후’를 암시하는 대목이 곳곳에 있다. 수사 과정에서 온라인 카지노 업자들은 “진짜 배후를 말해야 우리가 풀려난다”고 공씨를 설득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공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털어놓은 내용이 수사자료에 남아 있다.

“디도스 공격해도 문제 없는지 물었더니 공씨가 ‘너희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이름 세글자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이 뒤에 있다’고 말했다.” “공씨가 ‘디도스 공격이 잘돼서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가 이기면 나경원 보좌진들에게 (온라인 카지노 합법화를) 이야기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공씨가 구치소에서 ‘내가 교도소 나가면 다 잘될 것이고 받을 것이 있으니 이쯤에서 지금 상태로 정리하여 끝내자’고 우리에게 말했다.”

복수의 온라인 카지노 업자들이 거듭하여 이런 내용을 진술했지만, 공씨는 대질신문 등에서 “그런 말을 전혀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고, 검찰은 범행 배후에 대한 이렇다할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한겨레>는 검·경 수사자료와 별개로 공씨가 구속 직전까지 사용했던 외장메모리장치(USB)를 입수했다. 최 의원 사무실의 각종 자료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온라인 사업 기획안’ 문서가 발견됐다. “외국에서 합법화된 온라인 카지노를 국내에서도 합법화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문화관광부, 법제처 등을 상대로 하는 로비 구상이 적혀 있다.

특히 “사감위원들의 교체시기를 주문(한다)”, “사감위 후보위원들 접촉” “사감위에서 법제처에 유권해석자료 전달. 구체 내용은 확인 뒤 연락주기로 함” “문화관광부 승인만으로는 사업 안된다는 문광부 최종 확인” “방통위와의 교류도 다질 필요가 있음” 등의 내용이 있다. 9급 수행비서가 감당할 내용이 아닌 것은 물론 국회의장 의전비서의 힘으로도 치러낼 수 없는 수준의 일이다.

공씨가 지난해 10월13일 오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ㄱ 의원(새누리당) 비서로 일하는 ㄴ씨에게 ‘국내·해외 온라인 카지노 기획안’을 발송한 사실도 새로운 의혹이다. 국회 지식경제위는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를 소관하고 있다. ㄴ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수행비서에 불과한 나에게 왜 그런 메일을 보냈는지 알 수 없고, 내용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해 (검찰 등으로부터) 연락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이 벌인 합법화 로비의 규모를 짐작케 하는 증언도 새로 나왔다. 구속기소된 온라인 카지노 업자들과 지난해 가을까지 함께 일한 ㄷ씨는 최근 <한겨레>와 만나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한다는 진주 지역 유력자 ㄹ씨에게 온라인 카지노 합법화를 위해 힘써줄 것을 기대하며, 지난해 여름 여러 차례에 걸쳐 3억원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지역 유력자인 ㄹ씨는 나중에 국회의원 출마 의사를 접었지만, ㄷ씨는 “당시만 해도 (우리에게) 돈이 넘쳐나 그 정도 액수는 대수롭지 않았기 때문에 (불출마에 대해) 구태여 문제삼지 않았다”며 “어떤 방식으로건 온라인 카지노를 합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사자료 및 취재결과를 종합해 보면, 공씨와 그 친구들은 온라인 카지노 합법화를 위해 정치권 유력 인사와 긴밀하게 의논하려고 다양한 노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경호·수행·의전 비서들이 주축을 이루고, 국정원 직원·사업가 등이 이름을 올린 친목모임 ‘선우회’가 의혹의 대상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국회의장 비서 김태경)씨는 디도스 공격 전날인 지난해 10월25일 저녁, ‘선우회’ 회원 몇몇과 식사했다. 이 자리에는 선우회 회장인 청와대 행정관 ㅁ씨도 참석했다.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 비서출신의 ㅁ씨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경호를 맡았고, 국회에서 일할 때는 인터넷 홍보 업무도 담당했다. 수사자료 검토 결과, 이날 저녁 자리에는 강원랜드 고위직으로 일하는 ㅂ씨도 참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ㅂ씨는 ㅁ씨와 함께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경호를 맡았다.

선우회 회원이자 공씨와 함께 구속기소된 국회의장 비서 김씨가 구속 직전,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된 나경원 의원 보좌진의 전화번호를 비롯해 주요 통화기록을 삭제하는 한편, 청와대 행정관 ㅁ씨와 ‘대포폰’을 통해 수시로 통화했던 사실을 검찰은 파악했다. 그러나 김씨와 공씨의 연결고리를 찾아낸 검찰은 다른 선우회 회원들이 연루된 증거는 추적하지 못했다.
검찰이 캐묻지 못하고 덮어둔 증거자료 가운데는 흥미로운 내용도 있다. 구속된 온라인 카지노 업자들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 지난 2010년 5월19일 새벽 1시40분,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접속해 선거통계 및 정당·정책정보시스템을 검색한 흔적이 발견됐다. 2010년 6월2일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10여일 앞둔 시점이었다. 불법도박사이트로 돈을 벌어온 이들은 수사과정 내내 “정치에는 전혀 관심 없었고, 선관위가 무엇인지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왜 지방선거 직전 선관위에 접속해 선거통계 시스템을 살펴봤을까? 풀리지 않는 의혹은 여전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