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꺾은 홍명보 "브라질 두렵지 않아"


그는 숨을 멈추며 바라보고 있었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의 5번째 키커 기성용이 찬 공이 골네트를 흔들자 경기 내내 굳어있던 얼굴이 활짝 펴졌다.

'포커 페이스' 홍명보 감독이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5일(한국시각) 카디프시티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영국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5-4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948년 올림픽에 참가한 이래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상대가 축구 강국이자 개최국의 이점을 한껏 누린 영국이었기에 감격적이고 통쾌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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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믿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칭찬받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영국 선수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압박을 해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가는 모습을 볼 때가 힘들었다”며 “우리 선수들이 잘 견뎌줬다. 정신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더 강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동원을 선발로 내보낸 것에 대해 "1년 동안 영국에서 뛰며 영국 선수들과 경기를 해봤기 때문에 적응력이 있을 것이라고 여겨 투입했는데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전반에 페널티킥을 두 차례나 내준 것에 대해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조금 흥분했던 것 같다"며 "다행히 두 번째 페널티킥을 정성룡이 잘 막았기에 경기를 무승부로 끝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영국이 그동안 큰 대회에서 승부차기에 약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선수들에게 따로 얘기하지는 않았다”며 “승부차기까지 가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홍 감독은 승부차기에 나서며 선수들에게 연습한 대로 정확하게 차 달라고만 얘기했다고 했다.

4강에서 만나게 되는 브라질과의 경기에 대해 홍 감독은 “이 상태에서는 어느 팀도 두렵지 않다. 컨디션 회복을 잘해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8일 오전 3시45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놓고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