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강경파 낙마후 물밑대화 모색&

&&기피당한 김태효 - 강경군부 리영호 열흘간격 낙마
"북한 국방위정책국, 5·24조치 해제 목표 대화제의"

7월 들어 남북정권에서 강경파 인사들이 낙마하면서 관계개선을 위한 물밑대화 조짐이 일고 있다. 

한 대북소식통은 24일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의 낙마를 전후해 북측 국방위원회 정책국 라인이 남북대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메시지를 우리 정부관계자에게 전했다"면서 "리영호의 군부를 제압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라인이 남북경협의 재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북경협 관계자는 "중국에서 만난 북측관계자들이 합영투자나자원개발 문제 등에서 과거와는 달리 남측의 투자에 선선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악화의 상징적 인물들이 낙마하면서 남북관계에 변화의 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정부의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힌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지난 5일 한일정보협정 밀실처리 문제로 낙마했고, 열흘 뒤인 15일 북한군부 대표인 리영호 총참모장이 해임됐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은 2011년 6월 '5·9 남북정상회담 비밀회동 돈봉투 사건'을 폭로하면서 김태효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을 대화 상대에서 배제했다. 리영호 총참모장이 대표하는 북한군부의 제2경제위원회는 대외무역과 광업권(산악지대의 군기지와 연계) 어업권(해상의 방어와 연계) 등을 독점하면서 내각의 제1경제위원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어왔다. 

남북경협을 난관에 밀어 넣은 금강산관광객 피살사건이나 5·24 조치의 빌미가 된 천안함 연평도 사건도 군부의 직접관련 사안이다.

앞의 대북소식통은 "북은 정상회담급 관계개선은 다음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5·24 조치 해제로 경협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수준의 관계개선은 이명박정부에서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파 낙마 후 관계개선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지난달 중순 강원도 속초항을 통해 북한산 가리비 조개 40여톤(미화 10만달러어치)를 국내로 들어왔다"며 "이는 5·24조치 이전에 물품값을 줬던 3개 대북교역 업체가 반입승인을 요청해 허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교역업계에서는 5·24 조치 이전 대금지불됐던 철광석 모래 등 약 20개 품목이 조만간 반입승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물품의 대규모 반입승인은 5·24 조치의 유연화로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했던 재발방지 약속을)북한 당국이 지금이라도 우리 당국에 전해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군부는 '당국간 재발방지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남에서도 강경파의 계산이 작용했다. 

당시 청와대에서 남북관계를 다뤘던 한 인사는 "현금이 들어가는 것을 못마땅해 했던 강경파들은 '이 기회에 쉬어가자'며 북측의 무응답을 즐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강경파들이 낙마한 지금 류 장관의 '당국간 재발방지 확인 요구'에 북이 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9월 30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매개로 이명박정부의 마지막 남북관계 개선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