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어떻게 바꿨나 봤더니…‘1면 절반이 경제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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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1면에 경제기사를 비중있게 배치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김정일 체제 당시에도 노동신문은 1면에 경제기사를 가끔 올리긴 했으나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최고지도자 동정이나 노동당 정책 등을 주로 다뤘다.

지난 10일자 노동신문은 1면에 ‘순천지구 청년탄광연합기업소 등 전국 탄광들이 석탄증산 투쟁에서 자랑찬 성과를 냈다’는 내용을 5단으로 비중있게 소개했다.

17일자에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새로운 가스발생로 조작방법’ 도입 소식을 1면 5단으로 소개한 것을 비롯해 1면 전체 기사 8꼭지 중 경제기사가 4꼭지로 전체 지면의 절반을 차지했다.

18일자에도 1면에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철강재증산 투쟁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올해 1∼3월 노동신문 기사를 정치, 경제 등 7개 분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전체 기사 중 경제기사 비중이 1월(132꼭지), 2월(141꼭지), 3월(233꼭지)로 갈수록 증가 추세를 보였다.

1∼3월 석달 동안의 경제기사 분량이 모두 506꼭지로 김정일 시대인 지난해 같은 기간의 439건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노동신문이 1면에 경제기사를 부쩍 많이 다루는 것은 북한이 경제개혁 추진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외부세계에 변화의지를 보여주려는 등 다목적의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봉현 연구위원은 23일 “노동신문 1면에 경제기사를 비중있게 배치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북한이 내부적으로 개혁 분위기를 조성하고 외부세계에 대해서도 변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연구위원은 북한이 8, 9월께 협동농장 분조 규모 축소를 골자로 한 농업, 서비스·무역, 시장, 외자유치, 금융 등 5개 부문에 대한 개혁(‘제2의 7·1조치’)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예전에도 노동신문 1면에 경제기사가 다수 실린 적이 있다면서도 “최영림 내각총리가 하루가 멀다하고 경제현장을 돌아보고 지난 5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때 합영투자위원장인 리광근이 수행하는 등 일련의 개혁·개방 움직임 속에서 의미있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이 북한매체를 인용해 정리한 ‘2011∼2012년 최영림 총리 공개활동’ 자료에 따르면 최 총리가 올해 상반기 경제현장을 방문한 횟수는 47회로 작년 상반기 20회의 배를 넘는다.

20여년 동안 북한을 왕래해온 한 재미교포 학자는 “노동신문 보도를 오랫동안 관찰해왔지만 최근 경제기사를 1면에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변화 일로에 있는 북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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