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이용자로 ‘갤럭시S3′ 써보니&&&

%%

뒤늦게 갤럭시 S3을 쓴 소감을 풀어놓고자 한다. 갤럭시 S3은 각종 리뷰와 기사로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져 있고 주변 누군가는 이미 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꾸만 시선을 잡아끄는 스마트폰이다. 아이폰4S를 쓰고 있는 입장에서 기계적인 스펙이나 분석 대신 제품 자체로 느끼는 갤럭시S3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해본다.

성능 : ‘가장 빠른 안드로이드폰’
숫자 이야기는 안 하려고 했지만 갤럭시S3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1.4GHz로 작동하는 쿼드코어 엑시노스 프로세서와 2GB의 넉넉한 시스템 메모리로 운영된다. 그 자체만으로 최고 성능이라고 이야기할 만하다. 스마트폰 성능이 숫자에 꼭 비례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잴 것 없이 갤럭시S3의 첫인상은 누구나 ‘빠르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과 비교해도 그렇고, 직접 비교되는 아이폰4S를 쓰는 입장에서도 빠르다고 말을 꺼내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안드로이드에서도 쿼드코어의 강점은 결국 멀티태스킹에서 드러난다. 특히 UI부분에서 부쩍 가다듬은 느낌이다. 안드로이드는 태생적으로 프로세서의 힘이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을 돌리는 데 집중되기 때문에 화면을 넘기는데 자원이 제때 충분히 할당되지 못한다. 안드로이드의 터치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은 이런 이유에서 오는 것이다. 그런데 갤럭시S3은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메모리가 넉넉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리소스에 여유가 있어서인지 스크롤이 상당히 빠르고 부드럽다. 갤럭시노트에서 보였던 터치의 이질감도 거의 없다. 하드웨어는 힘이 넘친다고 보면 된다. UI가 더 매끄러워지는 젤리빈 업데이트가 유독 기다려지는 이유다.

삼성 스마트폰의 터치위즈 UI도 점차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터치위즈의 아이콘과 화면 구성이 구글 레퍼런스 디자인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세련되게 만들었다. UI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지만 자리를 잡았다는 점은 확실하다.
S보이스 : ‘재미는 있지만 글쎄’
음성 인식은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부분이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빠르게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기능이다. 앱으로도 준비되어 있지만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S보이스가 뜬다. 음악을 재생하고 전화를 걸고 앱을 실행하는 등 기본적인 시스템 제어가 쉽다. 길 가다가 혹은 지하철에서 쓰기에는 부끄러움이 없지 않지만, 운전할 때는 좋다.
자연스레 iOS6로 베타테스트 중인 한국어 시리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S보이스의 음성 인식은 블링고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블링고는 얼마 전 시리를 만든 뉘앙스에 인수된 회사로 두 회사의 기술은 목소리를 클라우드 서버로 보내 분석한 뒤 제어하는 명령어와 함께 답을 주는 근본적인 기술은 비슷하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마트폰 제어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정작 관심을 끄는 부분은 ‘심심이’ 수준의 수다일 것이다. S보이스는 아직은 시리에 비해 마음에 쏙 들 만큼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편이다. 검은 정장을 갖춰 입고 흐트러짐 없이 머리를 당겨 묶은 비서의 얼굴이 떠오른다. 딱딱한 느낌이 없진 않지만 최근 부쩍 느껴질 만큼 긴장을 풀고 능청맞은 농담이나 재치를 발휘하는 모습들도 보이고 있다.
이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삼성이 데이터베이스를 쌓게 될수록 더 좋아질 대목이다. 다만 구글이 젤리빈과 함께 서비스할 구글 나우가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될텐데 삼성이 앞으로 구글 나우와 S보이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본질적인 고민이 따른다.
디자인 : ‘마무리 매끄럽네’
잘 만든 디자인이다. 그 동안 갤럭시S 시리즈를 언뜻 보면 어느 제조사의 어떤 제품인지 바로 알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언제 어디서든, 멀리서 봐도 갤럭시S3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터치스크린이 화면을 가득 채우는 스마트폰은 디자인에서 차별성을 갖기가 쉽지 않은 부분인데 삼성의 고민이 잘 보이는 대목이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아주 매끄럽게 잘 다듬어져 있고 마감처리도 좋다. 특히 LCD 끝부분에서 옆면으로 넘어가는 곳에 곡선을 주어 아주 매끄럽게 처리했는데 그 덕분에 화면 끝을 조작할 때 느낌이 스마트폰 중 최고로 꼽을 만하다. 조약돌이라는 느낌은 이런 데에서 온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뒷면도 너무 매끌매끌하고 두께도 얇아서 떨어뜨릴 것 같다. 너무 얇은 탓에 한 손으로 쥐고 쓰는 것이 약간 불편하다. 너무 얇아서인데, 손바닥이 뜻하지 않게 화면에 닿는 경우가 있고 아래쪽 터치 버튼도 너무 예민하다. 한 손으로도 못 쓸 것은 아니지만 두 손이 더 편하고 안전하다. 리뷰 제품의 페블 블루는 색깔도 세련됐다. 최근 논란이 된 유격이나 달그락거리는 문제는 리뷰 제품에서는 없었다.
4.8인치 화면은 꽤 크지만, 커서 불편하다는 느낌은 없다. 갤럭시 노트 때문에 큰 화면이 익숙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테두리 없이 거의 꽉 채운 디자인과 두께 덕에 주머니에 넣어도 별로 부담은 없다. 해상도가 높지만 글자나 메뉴, 아이콘 크기가 어색하지 않은 것도 좋다. 그 대신 화면 밝기를 ‘자동’에 맞추면 약간 어두운 느낌이다. 배터리를 오래 쓰도록 하려는 설정으로 보인다. 밝기 조정에 대한 정책이 바뀌었다면 자동 밝기도 밝게, 어둡게 등 옵션을 두면 좋겠다.
논란이 되고 있는 AM OLED 열화 현상은 갤럭시S3만의 문제는 아니다. 손담비가 ‘아몰레드~’ 노래를 할 때부터 픽셀들이 스스로 빛을 내는 이른바 자체발광이라는 이 디스플레이의 특성에 대한 우려는 있어왔다. 언젠가는 끝난다는 것 외에는 수명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것도 없다. CRT나 PDP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어 왔고 제품 자체의 특성을 문제삼기보다는 삼성이 이 디스플레이를 오래 쓸 수 있는 방법을 더 알리고 문제가 생기는 디스플레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갤럭시 S3을 둘러싼 ‘고민들’
갤럭시S3을 비롯한 요즘 스마트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전히 배터리다. 성능은 점점 좋아지고 스마트폰으로 할 일들이 늘어나다보니 잠깐씩 들여다보던 예전 휴대폰과는 끌어 쓰는 전력의 차원이 다르다. 갤럭시S3은 2100mAh로 배터리 용량이 작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하루 종일 쓸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것도 아니다. 이용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큰 화면과 쿼드코어 등 하드웨어 성능이 빠르게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제 스마트폰도 노트북처럼 수시로 충전하고 보조배터리를 갖고 다니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신경이 쓰인 건, 충전이 느리다는 점이었다. 완전 충전하는 데 3~4시간이 걸렸고 초반에 더 빨리 충전되지도 않는다. 급할 때 빠르게 충전해서 쓸 수 있었으면 하는 점은 아쉽다. 갤럭시 S3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써도 뜨거워지는 열 문제도 고민이었다. 손에 땀이 차면서 제품이 더 미끄러웠다. 어려운 문제지만 개선되길 기대해본다.

맥북과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는 갤럭시S3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구글이 스마트폰을 PC와 연결할 때 쓰는 방식을 UMS(이동식 디스크 모드)에서 MTP(미디어 전송 프로토콜)로 바꿨는데 애플은 아직 OSX에 이 프로토콜을 넣지 않았다. 이는 마운틴 라이언 골든 마스터에서도 바뀌지 않았고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파일 전송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갤럭시S3과 OS X을 연결할 수 있다.
잘 만든 안드로이드폰, 의심의 여지 없어
갤럭시라고 하면 으레 아이폰과 비교하기 나름이다. 블로터닷넷 내부에서 제품을 이야기할 때 서로 꼭 묻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당장 아이폰4S를 해지하고 갤럭시S3으로 넘어갈까?’ 아직은 그럴 생각은 없지만 이제 안드로이드로도 스트레스 없이 필요한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본다.
특히 갤럭시S3은 굳이 다른 플랫폼과 비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자체 완성도가 높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잘 가다듬어 가장 잘 만든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갤럭시S3의 가장 큰 가치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낳았지만 사실상 삼성전자가 키우고 있다. 갤럭시S3은 단연코 그 중 가장 잘 자란 자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