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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주사위 도박을 하다가 한 사람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이 중단됐다. 판돈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 17세기 프랑스 수학자이자 철학자 파스칼이 사교계에서 만난 도박사 슈발리에 드 메레로부터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파스칼은 동료 수학자 페르마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논의한 끝에 확률이론의 토대를 마련했다. 도박이 나름대로 수학 발전에 기여한 셈이다.

에드워드 솔프라는 수학자는 1960년 미국 수학회 정기총회에서 ‘행운의 공식-블랙잭의 필승전략’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이미 나온 카드를 비교적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카운팅’ 기법을 쓰면 승률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게 골자였다. 솔프는 주변에서 모아준 1만달러를 들고 직접 카지노로 가서 30시간 만에 2만여 달러로 늘리는 실험도 했다. 얼마 후엔 ‘딜러를 이겨라’는 제목의 책을 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공식의 효험이 다했는지 나중엔 헤지펀드 매니저로 변신했다. 

도박을 이론적으로 분석해 승률을 높이려는 시도는 많았으나 실제 도박판에 끼어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복잡한 심리전이 펼쳐지는 데다 온갖 속임수가 난무하기 때문이다. 직업 도박꾼의 지침이라는 ‘팔법심요(八法心要)’는 도박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심(心):상대의 마음을 읽어라, 본(本):밑천을 많이 갖되 잃을수록 크게 걸어라, 수(手):속임수를 써라, 세(勢):허세를 부려라, 힘(力):집착하는 힘을 늦추지 말라, 논(論):입심으로 상대를 눌러라, 모(謀):불리하면 수작을 꾸며라, 해(害):공갈과 협박으로 상대의 기를 꺾어라.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몰래카메라를 동원한 사기도박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카지노 직원이 초소형 카메라가 설치된 카드박스를 바카라 게임대의 지정 테이블에 갖다 놓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2009년부터 속임수를 썼는데도 눈치 채지 못했다니 어처구니 없다. 직원과 사기도박단의 공모가 입증되면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고객들의 집단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작년 입장객은 298만명, 매출액은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연 13회 이상 드나든 사람만 5만2317명이나 된다. 가진 돈 다 날리고 나라에서 생계비를 타는 사람도 1307명이란다. 이들 중 사기도박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강원랜드는 가뜩이나 사행심 조장한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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