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호주팀…남녀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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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남성에게 어울리는 것이다. 여성의 역할은 고대 올림픽 때처럼 승리자에게 왕관을 씌우는 일로 족하다.”

이러한 도발적인 발언을 한 ‘간 큰 남자’는 다름 아닌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쿠베르탱이다. 시대가 바뀌어 마지막까지 금녀(禁女)의 영역이던 복싱이 런던 올림픽에서 빗장을 풀었다. 3체급(플라이급ㆍ라이트급ㆍ미들급)에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탄생할 전망이다. 카타르·브루나이와 더불어 금녀의 원칙을 고수하던 사우디아라비아도 여자 선수를 출전시킨다. 이번 런던올림픽은 참가국 모두 여자선수를 출전시키는 첫 대회다. 근대 올림픽 시행 116년 만에 겨우 이뤄진 양성 평등이다. 그러나 올림픽의 저변에 깔린 남녀 차별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일본축구위원회는 남자 축구 대표 팀에겐 런던 행 비행기 비즈니스 석을 마련해준 반면 여자 대표 팀에겐 낮은 등급인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을 예약해줬다. 일본 여자 축구는 지난 2011년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반면, 남자 축구는 월드컵 16강이 최고 성적이다. 호주 역시 일본처럼 남자 농구 대표 팀을 비즈니스 석에, 여자 대표 팀을 프리미엄 이코노미 석에 앉혔다. 호주 여자 농구 대표팀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동메달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3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인 강팀이다. 하지만 남자 농구대표팀은 단 한 번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각국 해당 종목 협회는 여자 선수들보다 남자 선수들의 몸집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자 선수들은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영국 여자 카누 선수들에게 있어선 위와 같은 투정이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런던올림픽 카누 경기엔 남자 종목만 있기 때문이다. 여자 선수들이 처음으로 참가한 올림픽은 1900년 제2회 파리올림픽이다. 테니스와 골프에 22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금녀의 장벽은 느리게 낮아졌다. 여자 육상은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 대회에 첫 등장했다. 여자 마라톤은 1984년 제23회 LA올림픽 에 와서야 겨우 볼 수 있게 됐다. 여자 레슬링은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 시행되고 있다. 전 참가국 여자 선수 출전은 양성 평등의 자그마한 완성이다. 그 조차도 한 세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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