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사기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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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미국 명문대 MIT의 수학천재 마사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생 캐플란이 'MIT 블랙잭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블랙잭 도박 테이블에 깔리는 카드 숫자들을 기억해 딜러를 이기는 '카드 세기(counting)' 기술을 열심히 연습했다. 블랙잭은 카드를 두 장 이상 받아 그 숫자 합이 21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MIT 팀은 종자돈 9만달러를 들고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틱시티, 인디언보호구역의 카지노들을 10년 넘게 돌며 엄청난 돈을 땄다.

▶'카드 세기'는 62년 MIT 수학교수 에드워드 소프가 책 '딜러를 이겨라'에 소개한 기술이다. 소프는 카지노를 드나들며 돈을 따다 64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얻어 마신 커피에 마취제가 든 것을 알고 겁에 질려 블랙잭에서 손을 뗐다. 그 뒤로 카지노들은 손님 중에 제2의 소프가 없는지 눈에 불을 켜고 감시했다. MIT팀도 결국 가는 카지노마다 문앞에서 쫓겨나자 93년 해산했다. 네바다주 법원은 '카드 세기'가 불법은 아니지만 카지노가 그런 기술을 쓰는 손님의 출입을 거절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블랙잭뿐 아니라 어떤 도박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게임을 하면 카지노 측이 이길 확률이 손님보다 단 몇 %라도 높게 돼 있다. 손님들은 이걸 깨려고 딜러와 치열한 머리싸움을 벌인다. 그 과정에 '블러핑(허세)'은 얼마든 허용되지만 '속임수'는 안 된다. 카지노가 손님에게 속임수를 쓰는 일은 더욱 있을 수 없다. 슬롯머신 승률 조작 사례가 더러 있었지만 오래전 이야기다. 오히려 세계 유명 카지노들은 '도박장' 이미지를 벗고 가족 휴양객을 끌어들이려고 분위기를 밝게 바꾸고 있다. 손님 쪽 평균 승률도 경쟁적으로 높여가는 추세다.

▶한국에선 카지노 직원과 도박객이 짜고 3년 동안 사기도박을 벌여온 사건이 드러났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다. 강원도 정선의 강원랜드 직원 두 명은 바카라 도박 테이블 위에 카드를 담아놓고 나눠주는 상자에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달았다고 한다. 외부에 있는 일당이 카메라에 찍힌 카드 영상을 전송받아, 도박을 하는 공범에게 휴대전화 신호 등으로 알려주는 수법이다. 경찰은 이들이 모두 8억원을 땄고 10%를 공모 직원에게 떼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랜드는 2000년 개장한 이래 돈 잃고 패가망신한 40여명의 자살자와 수백명의 노숙자를 양산했다. 직원들의 횡령도 해마다 끊이지 않아 '비리랜드'로 불려왔다. 그러더니 급기야 사기도박까지 벌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 하나로 이런 악취와 폐해를 언제까지 끌어안고 갈 건지 심각하게 생각해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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