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섬나라'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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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5시 64년 만에 다시 런던 밤하늘에 축제의 불꽃이 쏘아 올려진다. '하나의 삶'(Live As One)을 모토로 8월 13일까지 17일간 펼쳐질 런던 올림픽은 그동안 여성 선수를 내보내지 않았던 카타르, 브루나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여성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하면서 사상 첫 모든 참가국이 남녀 선수를 동시에 출전시키는 첫 대회가 된다. 세 번째 올림픽을 여는 런던은 의미 있는 지구촌 축제를 위해 가장 화려한 쇼를 준비하고 있다.
◆개회식 주제는 경이로운 섬나라 영국

영국 런던이 세계에 보여줄 개회식의 주제는 '경이로운 섬나라'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더 템페스트'(The Tempest)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개회식 총 연출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2009년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수상한 연출가 대니 보일이 맡았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개회식 그림은 올림픽 주경기장을 가축이 뛰어놀고 강이 흐르는 푸른 초원으로 탈바꿈시켜 아늑하고 전원적인 영국의 시골 풍경이다.

실제 잔디와 흙으로 꾸며지며 중앙에는 아더왕의 무덤이라는 전설과 예수의 성배가 묻혀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오는 '글라스턴버리 언덕'이 재현된다. 주변으로는 마을과 밭, 평야, 초원과 물줄기가 펼쳐지는데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전달하기 위해 소풍 나온 가족, 국기(國技)인 크리켓을 즐기는 사람들, 일하는 농부들과 70마리의 양 이외에 양치기 개, 말, 젖소, 염소, 닭, 오리와 거위도 동원된다.

보일 감독은 영국의 전형적인 흐린 날씨와 부슬비까지도 재현한다는 계획으로 개회식 당일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물을 뿌릴 수 있는 모형 구름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을 구성하는 4개 국가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와 북아일랜드는 각각의 국화(國花)인 장미, 엉겅퀴, 수선화와 아마(Flax) 꽃으로 상징돼 한데 어우러짐을 표현할 예정이다.

27톤에 달하는 유럽 최대의 종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푸르고 기쁜 잉글랜드의 초원'의 공연이 끝나면 선수단 입장, 개회 연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장, 올림픽기와 국기 게양, 그리고 성화대에 불이 밝혀지면 개회식 축제는 마무리로 접어들고,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스타디움을 메운 관중과 전 세계 10억 명의 시청자와 함께 '헤이 주드'를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한다.

런던 올림픽조직위는 개회식 비용으로 2천700만파운드(약 490억원)를 들였다. 또 개회식 비밀 유지를 위해 출연진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해 주말과 야간 시간에 격리된 장소에서 200회 이상 예행연습을 가졌으며, 자원봉사자 1만 명을 포함한 출연진 2만 명으로부터 비밀유지 각서를 받는 등 보안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세바스찬 코 조직위원장은 "환상적인 개회식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1만5천 명의 선수들을 반기고 영국을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조직위는 '8만 관람객의 귀가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애초 기획했던 개회식 공연을 30분가량 단축하기로 했다. 27일 오후 9시(현지시간)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0시 30분에 끝나기로 예정됐지만, 관객들의 대중교통을 이용한 귀가를 도우려 공연의 30분을 잘라내기로 한 것이다.

◆높아진 여성 위상, 개회식 기수 잇따라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203개 참가국은 개회식 때 자국의 국기를 들 기수 선정에 특히 신경을 썼다. 한국과 캐나다는 선수단의 최고령을, 카타르는 사상 첫 여성 기수를 내세웠다.

한국 선수단에서 최고령인 핸드볼 선수 윤경신(39)은 1964년 런던 올림픽 당시 손기정 옹이 맡았던 기수 자리를 물려받았다. 1948년 런던 올림픽을 통해 'KOREA'란 국명으로 올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했던 한국은 당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손기정 옹을 기수로 내세웠다. 윤경신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 시드니 올림픽, 2004 아테네 올림픽,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출전해 통산 5회 올림픽 출전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림픽 기수로 개회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도 최고령인 승마대표 이안 밀러(65)를 기수로 선정했다. 25세이던 지난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처음 출전했던 이안 밀러는 통산 10회 출전의 위업을 세웠다.

카타르와 러시아는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기수를 선발했다. 전통적인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처음으로 4명의 여자 선수를 출전시키기로 한 데 이어 사격 선수 바히야 알 하마드를 기수로 발탁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러시아는 테니스의 마리아 샤라포바가 선수단을 이끈다. 역시 러시아 역사상 첫 올림픽 여성 기수다.

성별 논란을 일으켰던 육상 선수 캐스터 세메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기수로 나선다. 남아공은 애초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를 내세우려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브루나이에서 최초로 여성 선수가 참여하는 등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이번 올림픽의 흐름에 맞춰 세메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세메냐를 포함해 총 4명의 여성이 기수로 나서 스포츠계에서 높아진 여성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외에 폴란드의 테니스 스타 아그니스카 라드반스카가 개회식에서 자국 대표팀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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